19년 7-8월 영양소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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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경화 작성일19-07-18 11:55 조회1,201회 댓글0건본문
1. 중국, 일본, 한국의 젓가락 사용
중국
현재까지 밝혀진 바에 의하면 지구상에서 가장 먼저 식사 도구를 사용한 것은 고대 중국의 지배층이다. 약 7,500여 년 전 유적지에서 뼈로 만든 숟가락 유물이 발견되었고, 청동으로 만든 숟가락도 여러 곳에서 출토되었다. 미국의 중국계 역사학자 에드워드왕은 고대 북방 중국인이 주식인 곡물(기장)을 죽처럼 끓여먹었기 때문에 식사 할 때 숟가락을 사용했으며, 국의 건더기를 먹기 위해서 젓가락을 사용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고대 중국의 문헌에도 숟가락과 젓가락을 한 쌍으로 묶어 ‘비저’ 또는 ‘시저’라고 기록되어있다. 그런데 12세기 송나라 때부터 식탁에서 차츰 숟가락과 젓가락이 함께 놓이지 않게 되었다. 그 이유는 차를 마시는 풍습이 자리 잡으면서 국물 있는 음식을 먹지 않게 되었고, 요리할 때 기름을 많이 사용하게 되면서 기름이 많이 묻지 않는 젓가락을 더 선호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더욱 결정적인 이유는 주식의 변화인데, 8세기 이후 화북지역 및 화중지역, 즉 양쯔강 인근에서도 겨울 밀농사가 이루어지면서 북송사람들은 대부분 국수와 만두 같은 밀가루 음식을 주식으로 먹게 되었고 식사도구 또한 젓가락을 주로 사용하게 되었다. 한나라시기에 이미 화북 지배층은 밀가루로 만든 음식을 즐겨먹으면서 젓가락 사용이 늘어나기 시작했는데, 이때부터 대나무로 만든 젓가락도 청동으로 만든 젓가락과 함께 널리 쓰였다. 명나라 이후
더욱 많은 사람들이 국수를 먹게 되면서 젓가락 재질이 가벼운 것을 선호하는 경향을 띠게
되었다.
일본
일본인들은 예전부터 지금까지 젓가락만으로 식사를 한다. 일본은 예전부터 찰기가 있는 쌀을 재배했기 때문에 숟가락으로 먹으면 밥알이 숟가락에 달라붙어 불편했기 때문이다. 다만 나라와 헤이안 시대의 일본 지배층은 공식 연회에서 만큼은 신라의 경주에서 만든 청동 숟가락과 젓가락을 사용했는데, 그래야 신라를 통해 들어온 당나라 문화를 알고 있는 것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상 식사에서는 지배층, 피지배층 할 것 없이 모두 젓가락만 사용했다.
식사방식과 요리기술도 그에 맞춰져있는데, 젓가락으로 집은 음식은 한입에 다 넣을 수 있도록 식재료의 크기를 작게 만들어 요리한다. 또한 탕 그릇을 열전도율이 낮은 나무로 작고 가볍게 만들어서 손으로 들고 먹을 수 있다.
한국
젓가락은 우리나라 외에도 동아시아 국가에서 공통적으로 사용하는 식기도구이다. 예전부터 서양인들은 동아시아인들의 젓가락질 솜씨를 경이롭게 여겨왔다. 우리나라 젓가락이 중국, 타이완, 일본, 베트남 등 다른 동아시아 국가들과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금속재질로 만든 것이라는 점이다. 나무나 플라스틱 재질로 만든 다른 나라의 젓가락에 비해 한국의 젓가락은 가늘고 납작한 금속재질로 만들어져 손에서 잘 미끄러지고, 조절하기도 더욱 까다롭다고 한다. 그래서 다른 동아시아 국가 사람들도 한국식 스텐 젓가락을 매우 낯설어한다. 한동안 연습을 하면 익숙해지긴 하지만, 자신들이 사용해온 젓가락과는 다른 유형의 식사도구라고 느낄 정도로 큰 차이를 느끼기도 한다.